본문 바로가기
영화

사랑스러운 한국식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by 카츄네 2022. 11. 24.
반응형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엄마 세연에게 닥친 비보

세연(염정아)은 치열하게 아들과 딸의 뒷바라지를 하며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전형적인 한국 엄마이다. 엄마의 말은 한창 대충 흘리는 나이의 자식들과 애정표현에 서툴고 다정하지 못한 남편 진봉(류승룡)은 그녀의 생일이 다가와도 시종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에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모습으로 부모님께 감동과 기쁨을 주던 사랑스러운 자녀가 장성하여 사춘기라는 무시무시한 난관을 만나며 다양한 방법으로 부모를 서운하게 만드는 장면은 한국의 많은 엄마들이 공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실제가 아닌 영화라고 생각하여도 영화 도입부의 세연은 너무나 안쓰러운 한 가정의 엄마로 연출되는데 이는 세연에게 폐암에 걸렸다는 비보가 닥치며 그 안타까움은 배가 된다. 자신의 삶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어렵게 받아들인 세연은 자신에게 주어진 두 달이라는 시간을 돌연 고등학생 시절의 첫사랑을 찾는데에 쓰기로 마음먹는다.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아름다운 추억 여행

무관심한 가족에 서러움이 폭발하던 세연은 자신의 마지막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당당하게 부탁한다. 이름 석자만이 단서로 남은 세연의 첫사랑 찾기는 한눈에 봐도 보통 일이 아닌 소원인지라 진봉에게 세연의 오랜 설득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배우 류승룡의 매력이 단연 돋보이는데 무뚝뚝하지만 시종일관 아내에게 깐죽대며 웃음을 주는 류승룡 특유의 유머가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아무리 아내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해도 어느 남편이 아내의 잊지 못할 첫사랑을 함께 찾아 나서고 싶을까? 진봉 또한 내키지는 않지만 간절한 그녀의 바람을 거절하지 못하고 '박정우'라는 이름만을 가지고 수소문에 나서기 시작한다. 서울에서 전라도 목포를 거쳐 먼 부산과 남해까지 긴 여정을 함께하며 부부는 뜻밖의 오붓한 추억을 쌓아간다.

영화는 첫사랑 찾기를 시작한 후 세연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연의 고등학생 시절을 연기한 배우 박세완과 첫사랑 정우오빠 역을 맡은 배우 옹성우가 풋풋한 설렘을 연출하며 관객들에게 그 시절 첫사랑을 회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프로듀스 101'로 익숙한 가수 출신의 옹성우가 사실은 배우를 꿈꿨던 연습생이라는 사실이 영화 속의 정우를 마주하며 납득이 가기도 한다. 배우 옹성우가 연기한 '정우 오빠'는 전형적인 교회 오빠 스타일로 다정한 말투와 잘생긴 외모로 많은 소녀들의 마음을 훔쳐갈 만한 첫사랑의 전형으로 묘사된다. 

음악과 함께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

개봉당시 한국의 라라 랜드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한국식 뮤지컬 영화로 홍보되었던 이 영화는 다양한 세대를 어우르는 노래가 장면마다 흘러나오며 이야기의 감동을 더한다. 90년대생에게는 다소 생소한 최백호, 임병수의 노래는 6070세대에게 진한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관객의 찬란했던 젊은 시절을 생생하게 떠오르도록 만든다. 또한 꾸준한 활동으로 한국 가요계에서 오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이문세의 노래가 5곡이나 등장하며 세대를 초월하는 감동을 선사하고, 이적과 토이의 노래로 90년대생의 감성을 저격하며 영화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젊은 감독 최국희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진부하게 느껴졌지만 각본을 읽으며 어머니와 아내가 생각났다고 전하며, 특히 토이의 '뜨거운 안녕'의 아이디어를 아내가 제안했다고 말한다. '뜨거운 안녕'이 등장하는 순간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한국형 뮤지컬 영화의 전형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울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칫 촌스러운 신파극으로 관객들의 실망을 자아낼까 두려웠던 이 작품은 가사와 멜로디로 극 중의 순간이 표현되는 감동적인 음악과 배우들의 재치 있는 유머를 적재적소에 넣어 훌륭한 균형을 유지한다. 작품의 손익분기점인 220만 관객에는 한참 못 미치는 관객수로 110만 관객수를 기록 중인 '인생은 아름다워', 아직 극장에서 보지 못한 90년대생이 있다면 부모님을 모시고 극장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부모님께 멋진 노래와 추억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