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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웃집 토토로> 지브리 파크에서 만나요

by 카츄네 2022.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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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포스터

잊고 있던 나의 동심을 되살려주는 '이웃집 토토로'

초등학생 시절 처음 알게 되었던 둥근 몸매에 멍한 눈빛이 인상적인 토토로는 어른이 된 후에도 주기적으로 찾게 되는 매력을 가진 애니메이션이다. 사츠키와 메이 자매가 뛰어다니는 소박하고 평화로운 배경의 시골은 도시 생활을 접고 한적한 자연으로 내려가고 싶게 만드는 힘까지 느껴진다. 

이야기는 시골로 이사 오게 된 메이네 가족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다정한 아빠와 씩씩한 첫째 딸 사츠키, 그리고 막내다운 엉뚱함과 귀여움이 가득한 메이는 다 쓰러져 가는 시골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삐걱거리고 먼지가 가득한 시골집에서도 발랄하고 유쾌하게 집 구경을 다니던 자매는 집에서 신비로운 기운을 포착한다. 알고 보니 이 집은 귀여운 큰 눈을 가진 검댕이들이 곳곳에 숨어있기도 하고 뜬금없이 도토리가 여기저기에 굴러다니는 수상한 집이었다. 이삿짐도 다 정리를 마치고 이웃집 할머니와 인사도 나눈 메이네 가족은 평화롭지만 바쁜 일상을 채워간다. 새로운 집에 적응이 시작되며 아빠는 일로, 사츠키는 학교로 바쁘던 때에 딱히 할 일이 없는 심심한 막내 메이는 집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며 한가로이 시간을 보낸다. 이때 메이의 눈앞에 토끼를 닮았지만 토끼는 아닌, 수상한 녀석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된다. 수상한 토끼 친구를 따라 신비로운 숲 속으로 이끌린 메이는 덤불로 이루어진 동그란 숲길을 지나 거대한 토토로의 나무 동굴 아지트까지 도착한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의 캐릭터들

고양이 버스

메이가 나무 동굴에서 만난 거대한 체구의 토토로는 정말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캐릭터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둥근 몸매에 멍한 눈빛의 소유자, 빽빽하지만 부드러워 보이는 털로 뒤덮인 커다란 회색의 토토로는 위협감이라고는 전혀 없다. 다소 졸려 보이고 느릿느릿해 보이지만 놀랄 만큼 가뿐하게 점프를 할 수 있는 토토로는 팬들의 마음을 훔치는 다양한 면모를 가졌다. 토토로의 몸을 지탱하기에는 너무 작아 보이는 나무 팽이를 타고 스릴 넘치게 비행하는 모습, 큰 덩치에 비해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에 놀라며 함박웃음 짓는 모습들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토토로를 잊을 수 없는 명장면들이다.

그러나 '이웃집 토토로'에 토토로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는 또 있다. 영화의 초입에 등장하는 검댕이들과 밤하늘을 누비는 고양이 버스가 그 주인공이다. 원작 영화에서는 '마쿠로 쿠로스케'라 불리는 검댕이는 메이네 이웃집 할머니의 설명에 의하면 빈집에 들어가 사는 요정으로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를 오면 다른 곳을 찾아 떠난다고 한다. 이 검댕이들은 훗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또 다른 작품에서 재등장하는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가마지 할아버지의 조수 노릇을 하고 있는 모습이 발견된다. 동심을 가진 어린아이에게만 보이는 검댕이가 메이와 치히로의 눈에 보이도록 설정된 것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큰 그림이라고 해석이 된다.

한편 토토로와 메이 자매가 마주하는 고양이 버스도 '이웃집 토토로'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처음 고양이 버스를 애니메이션에서 봤을 때 어린 마음에 너무나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이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이 없는 것을 보니 지브리 스튜디오의 캐릭터 창조력은 대단하다. 푹신푹신한 고양이의 털이 뒤덮인 버스 좌석에, 고양이 눈에서 버스 불빛이 나오는 멋진 상상력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작품이 잊히지 않는 비결이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팬이라면 지브리 파크로!

1988년 작품이라는 것이 새삼 생경한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는 여전히 인형, 피규어와 같은 상품의 인기가 꾸준하며 영화 자체도 종종 재개봉을 하는 명작이다. 이렇게 꾸준한 사랑에 힘입어 2022년 11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인근에 거대한 규모의 지브리 파크가 오픈했다. 지브리 파크는 '이웃집 토토로' 뿐만 아니라 '모노노케 히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역작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이다. 테마파크라고 불리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놀이공원 같은 어트랙션은 없고 전시장과 단편 애니메이션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장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총 5개의 테마구역으로 이루어진 공간은 현재 3개 구역만이 공개되었다. 아직 준비 중인 2개 구역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모노노케 히메를 주제로 하며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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